지각대장 존
카테고리 아동
지은이 버닝햄 (비룡소, 1995년)
상세보기

 

지각대장 존(존 버닝햄 지음)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그림책을 읽는다.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은 아이에게는 학교에서 겪었을법한 이야기로 공감하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아이와 어른간의 이해의 차이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에 빠지게 하는 책이다. 큰 이야기의 틀은 주인공인 존이 학교를 가다가 지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반복되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말이다.


  존은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물론 지각할 만큼 늦게 출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수구에서 악어를 만나 결국은 지각을 하게 되고, 선생님에게 사실대로 말해도 믿지 않고 오히려 벌을 세운다. 다음번에 학교를 갈땐 이번엔 사자가 나타나서 지각하고, 또 큰 파도가 나타서 지각하게 된다. 하지만 선생님은 오히려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점점 더한 벌을 세운다. 존은 또 학교를 가기위해 집을 나섰는데 다행히도 그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무사히 제 시간에 도착한다. 그런데 학교에 선생님이 털복숭이 고릴라에게 잡혀 있다면 내려달라고 하지만 이번엔 존이 이 동네엔 그런건 없다며 가버린다. 그리곤 다음날 또다시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이야기로 끝난다.


  존의 이야기는 사실이었지만 선생님은 믿지 않는다. 믿을 수가 없었다는 게 더 맞을것 같다. 문제는 존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 것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자세히 물어보고 이해하려고 하려는 부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준에서만 판단함으로써 서로간의 오해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아예 차단했다고나 할까? 그런 인상을 받는 곳은 책의 제목은 ‘지각대장 존’ 이라고 간단히 이름을 불렀지만, 선생님이 존을 부를 때는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라고 하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거리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큼지막한 선생님과 대비되는 조그만 존의 모습, 칼로 그은 듯한 그림의 선들은 선생님의 권위적인 모습과 차가운 느낌을 받는다. 사실을 말해도 거짓말이 되어버린 존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책에 나온 무표정하게만 보이는 존은 잇따른 믿지 못할 일들을 겪고, 선생님에게 말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체념한 듯 보인다. 부모들이나 선생님들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아이가 어떤 일에 대해 얘기했을 때 ‘그건 말도 안돼’라는 단정적인 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만약 존의 선생님이 경직된 자세가 아닌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존을 바라봤다면 어떨까? ‘그런 일은 없다‘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라고 말이다. 그러면 서로간의 어긋나는 부분에 대한 이해를 쉽게 좁히고, 오해가 있다면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었을 것이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